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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가 바라본 세상

by snowoods 2025. 1. 24.

동쪽의 에덴

 

동쪽의 에덴 2 : Paradise Lost

 

"이 게임은 내 완패다"

 

"나는 공무원이 되기 전부터 이 나라를 바꾸고 싶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워낙 많이 쌓여 있어서"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되어도 충분하지 않았지"

 

"그렇다고 정부가 자멸하기를 기다리는 시간도 아깝다"

 

"나는 아토가 100억 엔을 어디 쓰겠냐고 물었을 때"

 

"먼저 이 나라에서 해야 하는 일은"

 

"국가적인 규모의 다이어트라고 답했다"

 

"유용한 인재를 정부 주도로 분배해"

 

"국제적으로 통할 부분만 유효하게 기능시킨다"

 

"그렇게 작고 유연한 나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이지"

 

"그 작업을 급속히 추진하려면 일단"

 

"정부를 혼비백산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미사일 공격을 한 거야?"

 

"그렇다"

 

"단 꼭 미사일일 필요는 없었지"

 

"일단 이 나라를 크게 뒤흔들면 충분했다"

 

"그 다음부터는 마법의 휴대폰을 쓸 필요도 없고"

 

"내 인맥과 교섭력으로"

 

"차근차근 계획을 진행할 수 있으니까"

 


 

"미안하지만 총리나 왕 같은 건 사양한다"

 

"국민이란 1억 명의 이기주의자 집단이야"

 

"너도 그건 뼈저리게 알고 있지 않을까?"

 

"요즘 시대의 총리란 일개 제물일 뿐이야"

 

"자유를 얻어 부자유가 된 국민들의 욕받이 격이지"

 

"그럼 당신은 어떻게 이 나라를 유연한 나라로 만들어갈 건데?"

 

"제일 먼저"

 

"국민들 모르게 자유를 빼앗는다"

 

"국민들이란 무책임하고"

 

"스스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면서"

 

"남의 뜻에 따라서 움직이는 건 싫어해"

 

"그래서 난 내무성을 부활시키고"

 

"거기부터 이 나라를 바꿔나갈 생각이다"

 


 

"당신이 말하는 국민이란"

 

"당신이 보기엔 어떤 존재야?"

 

"멍청한 질문이군"

 

"국민이란 어디까지나 국가를 구성하는 부품 집단에 불과하다"

 

"개인적인 감정을 품을 대상이 아니야"

 

"하지만 그 한명 한명은 꿈을 가진 개인이잖아?"

 

"그것이 문제다"

 

"모든 꿈이 이뤄지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고"

 

"그야 그렇겠지만"

 

"더 개인을 존중하는 편이 힘을 더 잘 발휘할 거야"

 

"내 생각에 당신 방식에는 애정이 너무 없는 거 같아"

 

"그것은 내 제안을 거절한다는 뜻인가"

 

"그렇기도 하지만"

 

"너와는 끝까지 의견이 안 맞는군"

 

"그래? 난 방향성은 같다고 생각하는데"

 

"마음대로 해라"

 


 

"일찍이 우리는 이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필사적이었다"

 

"허나 요즘은 그게 실수였다고 역사의 오점 취급을 받고 있지"

 

"하지만 우리도 그 시절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였네"

 

"우리가 쌓아올린 게 실수라면 정답은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심지어 겨우 무언가를 이뤘다 싶었더니만"

 

"이젠 세계의 규칙이 크게 요동을 쳤다"

 

"이 나라가 성숙하기 전에"

 

"새로운 생각이 우위를 차지하고 고개를 들었지"

 

"늙은이에게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건 가혹하다만"

 

"그래도 녀석들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책임을 맡겨 보란 것인가"

 

"일본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사카모토 료마도 시라스 지로도"

 

"사실은 결벽한 처신을 한 탓에 옷에 흙이 묻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이 나라의 진정한 구세주는"

 

"하루하루를 살아낸 이름없는 이들이요"

 

"패배하고 세상을 등진 역사상의 패배자들이다"

 

"그 사실을 무심결에 배척하는 세태 속에서"

 


 

"재미있군"

 

"그만 이번 게임을 끝내기로 하겠다"

 


 

이 게임은 내 완패다
나는 공무원이 되기 전부터 이 나라를 바꾸고 싶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워낙 많이 쌓여 있어서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되어도 충분하지 않았지
그렇다고 정부가 자멸하기를 기다리는 시간도 아깝다
나는 아토가 100억 엔을 어디 쓰겠냐고 물었을 때
먼저 이 나라에서 해야 하는 일은
국가적인 규모의 다이어트라고 답했다
유용한 인재를 정부 주도로 분배해
국제적으로 통할 부분만 유효하게 기능시킨다
그렇게 작고 유연한 나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이지
그 작업을 급속히 추진하려면 일단
정부를 혼비백산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미사일 공격을 한 거야?
그렇다
단 꼭 미사일일 필요는 없었지
일단 이 나라를 크게 뒤흔들면 충분했다
그 다음부터는 마법의 휴대폰을 쓸 필요도 없고
내 인맥과 교섭력으로
차근차근 계획을 진행할 수 있으니까

 


 

미안하지만 총리나 왕 같은 건 사양한다
국민이란 1억 명의 이기주의자 집단이야
너도 그건 뼈저리게 알고 있지 않을까?
요즘 시대의 총리란 일개 제물일 뿐이야
자유를 얻어 부자유가 된 국민들의 욕받이 격이지
그럼 당신은 어떻게 이 나라를 유연한 나라로 만들어갈 건데?
제일 먼저
국민들 모르게 자유를 빼앗는다
국민들이란 무책임하고
스스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면서
남의 뜻에 따라서 움직이는 건 싫어해
그래서 난 내무성을 부활시키고
거기서부터 이 나라를 바꿔나갈 생각이다

 


 

당신이 말하는 국민이란
당신이 보기엔 어떤 조재야?
멍청한 질문이군
국민이란 어디까지나 국가를 구성하는 부품 집단에 불과하다
개인적인 감정을 품을 대상이 아니야
하지만 그 한명 한명은 꿈을 가진 개인이잖아?
그것이 문제다
모든 꿈이 이뤄지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고
그야 그렇겠지만
더 개인을 존중하는 편이 힘을 더 잘 발휘할 거야
내 생각에 당신 방식에는 애정이 너무 없는 거 같아
그것은 내 제안을 거절한다는 뜻인가
그렇기도 하지만
너와는 끝까지 의견이 안 맞는군
그래? 난 방향성은 같다고 생각하는데
마음대로 해라

 


 

일찍이 우리는 이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필사적이었다
허나 요즘은 그게 실수였다고 역사의 오점 취급을 받고 있지
하지만 우리도 그 시절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였네
우리가 쌓아올린 게 실수라면 정답은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심지어 겨우 무언가를 이뤘다 싶었더니만
이젠 세계의 규칙이 크게 요동을 쳤다
이 나라가 성숙하기 전에
새로운 생각이 우위를 차지하고 고개를 들었지
늙은이에게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건 가혹하다만
그래도 녀석들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책임을 맡겨 보란 것인가
일본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사카모토 료마도 시라스 지로도
사실은 결벽한 처신을 한 탓에 옷에 흙이 묻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이 나라의 진정한 구세주는
하루하루를 살아낸 이름없는 이들이요
패배하고 세상을 등진 역사상의 패배자들이다
그 사실을 무심결에 배척하는 세태 속에서

 


 

재미있군
그만 이번 게임을 끝내기로 하겠다

 


 

조지아 가이드 스톤

 

2022년 7월 6일 새벽 4시 3분 33초 폭탄이 터지면서 부서졌다.

https://namu.wiki/w/%EC%A1%B0%EC%A7%80%EC%95%84%20%EA%B0%80%EC%9D%B4%EB%93%9C%EC%8A%A4%ED%86%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