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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완

쿠팡 알바 : 야탑1 Sub-FC HUB

by snowoods 2025. 8. 17.

허브가 터질 때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하다가 연휴중 시간이 맞아서 다녀왔습니다.

 

야탑5층 FC에는 쇼핑하듯 물품을 집어서 포장하는 일, 

포장된 물품을 박스에 담는 일 (내가 한 일), 

담은 박스를 보내고자 하는 컨베이어벨트로 옮기는 일 

 

크게 3가지가 거대한 컨베이어벨트를 중심으로 분주하게 돌아갔습니다.

 

담당은 허브(HUB)

컨베이어벨트로 오는 개별품을 보내고자하는 두 곳으로 분리하여 각 박스에 담고 다시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양쪽에 박스를 놓아두고

용,쓰라고 적힌 물품은 오른쪽에

탑이라고 적힌 물품은 왼쪽에 넣고

박스가 가득차면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습니다.

 

박스 높이를 컨베이어벨트와 같게 맞춰 놓아서 눈과 손만 적응하면 혼자서 천천히오는 물품을 담아 보내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박스가 접혀있는데 그걸 펴야하는 일이 더 있다는 것입니다.

시작은 3명이하였고 한 사람이 탑, 한 사람이 용,쓰

그리고 남은 한 사람은 박스가 담긴 롤 테이너(RT)를 가져와서 박스를 펴서 뒤에 쌓아두는 것입니다.

 

눈과 손이 적응하니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펴진 박스 수가 갑자기 줄어들어서 살펴보니 박스 담당하던 분이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네요.

두 명이서 박스 펴고 두 곳으로 분리하니 물품이 서서히 밀려서 바닥에 내려 놓고 쌓여갔습니다.

한산해지면 내려진 물품을 다시 두 곳으로 분리하여 박스에 담아 보냈습니다.

 

여기까진 바쁘지만 두명이서 맞춰나갈 수 있었습니다. (무아지경이 살짝 발동)

 

그런데 오전 11:30분이 지나가면서 피버 타임이 발동.

딱 봐도 저 멀리 컨테이너 위로 보내지는 물품을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직감이 들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전율

 

나름 손이 빨라져서 2~3초에 물품 하나씩 분리해서 박스에 담아 보내고 있었는데...

맘소사

 

작업하던 손을 멈추고 물품을 바닥에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끄집어 내리는데도 속도가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게 작업하던 두 명은 물품에 잡아먹혔습니다.

으악

 

무아지경으로 일하던 때까지는 좋았는데

잡아먹히고 나서는 거대한 물품의 둘러싸여 작업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쏟아지는 물품을 끄집어 내리면서 박스를 펴야하고 두 곳으로 분리하여 담은 후 박스를 컨베이어벨트로 올려야합니다.

물품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이겠지만 거대한 세제통이 유난히 많아 보였습니다.

 

곧 두명의 유경험자 분들이 와서 도와주면서 물건이 쌓이는 속도는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은 믿기 힘들지만 혼자서 피버타임을 처리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혼자서 박스 펴서 쏟아지는 물품을 분리해서 담고 컨베이어벨트에 올렸다?)

그분이 매트릭스를 구하는 바로 그네요. ㅋ

 

그게 가능하려면 예상컨데,

물품을 끄집에 내릴 때 분리해서 내리고 박스를 뒤집어 양 옆의 벽을 세운 후 한 번 털면 박스가 완성.

그걸로 분리된 물품을 빠르게 주워담은 후 컨베이어벨트에 올리는데 초스피드로 최소 1시간을 버텨야 가능합니다.

현실 매트릭스 주인공이 FC 허브에 있었네요. 그분 덕분에 그동안 물품을 잘 받았다니...

(큰 세제는 직접 마트갑시다. 오늘도 매트릭스를 지키기 위해 일하고 있는 새내기를 위해...)

 

저는 하프타임이라 12시 30분이 지나면서 휴식 시간이 되어 작업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방금전의 상황은 마치 꿈 같이 지나갔습니다.

실제 집에 돌아와 피곤함에 잠깐 누었더니 잠들기도 전에 루시드 드림으로 허브 현장이 나와서 깜짝 놀라 눈을 떳습니다. ;;

 

처음 가시는 분 중에 FC HUB 일을 하게되면 일단 하프타임으로 경험해서 일에 익숙해지세요.

그러면 적당히 물건을 흘려보내기도하고 바닥에 분리해서 쌓기도하면서 유연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동료를 믿으세요. 물품이 터지면 그 혹은 다른 동료들이 옵니다.

 

하프 타임이라 심한 근육통이나 몸살이 날 일은 없지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휴식 시간에 포카리 두 개를 원샷하고 나랑드 사이다로 당 충전하고, 아, 제로 슈거니 기분 충전이네요;;

그리고 레몬차로 비타민C 충전 후 물 마시면서 살아났습니다.

 

만일 풀타임이었다면, 점심 이후 연속 5시간을 그렇게 더 일했을 테고 몸 컨디션은 유지하기 힘들었겠네요.

왜 몸살 난다는 글이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FC 지원하면 하프타임으로 미리 경험하세요.

허브 배정 아닐 수도 있지만 만일에 대비해서. :)

 

ps.

큰 세제는 제발 마트 가세요~

손톱 정리하고 가세요. 물건 무한 반복하여 집어야합니다. :)